전소희

작업노트

전달 하고 싶은 이야기를 애니메이션과 페인팅, 디지털 일러스트 등 표현방식의 제한을 두지 않고 자유롭게 만든다. 
길게 풀어내고 싶은 이야기가 있다면 장면이 있는 애니메이션으로 표현하고 캐릭터에 동작을 부여하고 사운드 믹싱
까지 놓치지 않는다. 또, 그 안에서 강렬하게 남은 잔상이 되는 장면은 물감이나 디지털 일러스트로 재작업한다.
제한없는 작업방식은 또 다른 아이디어를 불러오기도 한다.

생명은 축복이다.
축복에서 시작했다 하더라도 살다보면 잔인하리만큼 힘겨운 순간들이 예고 없이 들이닥친다. 우리가 죽음의 문턱에 
다다르기까지 짊어지고 가야 할 물리적 고통과 마음의 번민은 한두가지로 정리되는 간단한 것들이 아니다. 그럼에도 
기꺼이 삶을 견딜 수 있는 것은 ‘위로와 응원’ 때문이다. 그것은 연인의 달콤한 멘트, 지인으로부터의 말없는 포옹, 
선배의 조언, 술, 음악, 음식 등 다양하다. 
그 중 가장 큰 위로와 응원은 우리가 처한 절망적인 상황을 이해하고 공감해주는 것이 아닐까.

나의 작업은 ‘공감’에서 시작한다. <Crying Lips> 시리즈의 첫 번째 수혜자는 공교롭게도 나 자신이다. 내가 작업하는 
동안 작품에 등장하는 인물들은 온 얼굴을 다해 내가 슬플 때면 함께 울어주고 기쁠 때는 침까지 질질 흘리며 웃어준다.
따라서 나는 작업에 앞서 마음을 다듬기보다는 오히려 나를 사로잡는 감정들이 넘쳐흘러가도록 내버려둔다.
짧게는 며칠에서 길게는 한 달씩 걸리는 작업기간은 모든 것이 치유되는 듯 하다. 

그렇지만 반드시 기억해야 한다. 깊은 공감의 시간이 끝나면 다시 외로움이 찾아든다는 것을. 행복해 지기위한 방법을 
찾는 것은 어차피 당사자의 몫이다. 그래서 나는 작품마다 엘라 윌콕스의 시 <고독>의 첫 구절을 그려둔다.
Laugh, and the world laughs with you Weep, and you weep alone.
'웃어라, 온 세상이 너와 함께 웃을 것이다. 울어라, 너 혼자 울 것이다.'

작품이미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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죽은아이와 어머니_ 작품에 모티브가 되었던 개인적인 감정과 영화 올드보이에 삽입되었던 엘라 윌콕스의 시 <고독>을 그린 작품

거짓의 아버지_ 죽은 아이와 어머니를 그리고 난 후 그들과 함께 웃고 우는 타인을 그린 작품 

We live only once_ 각자 하나의 핸디캡을 가졌지만 인생을 걸어가는 사람들이 스스로 목숨을 끊은 어떤이를 보며 한탄하는 이야기를 만든 애니메이션 

전소희
sksthgml@nate.com

[학력]
2009  Vancouver Film School / classical animation

애니메이터 경력

[개인]
2020  MBC <동해수호대> 애니메이터
             KBS1 <유후와 친구들> 애니메이터
             네이버 웹툰 <투명한 동거>, <더 복서>, <사신소년>, <재혼황후> 트레일러
2019  네이버 LINE 캐릭터 광고 애니메이션 제작
             네이버 웹툰 <죽음에 관하여>, <첫사랑입니다만>, <입학용병> 트레일러
2018  <Talking Tom> 애니메이터
             <핑크퐁> 애니메이터
             네이버 웹드라마 <손의 흔적> 애니메이션 감독
2017  아이유 콘서트 '스물네 걸음: 하나 둘 셋 넷' 상영 애니메이션 제작
             CJ E&M <너티너츠> 애니메이터 
             네이버 웹툰 원작 <마음의 소리> 애니메이터